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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에서 HCV 항체가 양성으로 나오면 어떻게 치료할까? - 초보 의사도 치료하는 만성 C형간염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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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2-09 20:56 조회1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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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류수형 원장(류수형쏙내과) 

 

2025년부터 국가건강검진에 1969년생(56세)인 분들은 C형간염 항체 검사가 포함되었다. 이때 C형간염 항체가 양성으로 나오면 확진 검사로 HCV RNA (정량/정성)검사를 하는데 확진 검사 비용은 본인이 지불한 후 진료비 상세내역을 다음 연도 3월까지 보건소 또는 정부24를 통해 환급 신청을 하면 된다.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본인이 설마 C형간염인지 모르는 분도 적지 않고 간 수치가 계속 높은데도 다른 원인인 줄 알고 있다가 뒤늦게 C형간염으로 진단받는 분도 있으므로 이번 검진에서 56세로 제한하였으나 C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건강검진에서 만약 C형간염 항체가 양성으로 나오면 1차 의료기관에서 어떻게 치료적인 접근을 할 것인지 3가지 예시를 보면서 알아보도록 하자.

[예시 1] 56세 여자 환자가 이번 건강검진에서 HCV 항체 검사가 양성으로 나왔다. 간 수치는 AST/ALT 45/60 IU/L, GGT 85 IU/L로 정상보다 다소 높은 수치를 보였다. 복부비만도 있었는데 본인은 간 수치가 검사할 때마다 정상보다 조금 높게 나왔고 지방간이 있어 간 수치가 높다고 생각해 왔다고 한다. 이 환자에게 HCV RNA 정량검사를 시행하였고 1.06E + 08 IU/mL이 나왔다. 복부초음파검사에서는 경한 지방간 소견을 보였고 다른 간기능 검사는 AST/ALT, GGT 외에는 정상 범위 이내였다. HCV genotype 검사를 시행하였더니 genotype Ib 소견이 나왔다. 당뇨병 전단계 상태였고 고지혈증 치료제인 로수바스타틴을 복용 중이었다. 이 환자에게 어떻게 치료적 접근을 할 것인가?

[예시 2] 56세 남자 환자는 이번 검진에서 HCV 항체가 양성으로 나왔는데 본인은 10여 년 전부터 HCV 항체가 양성임을 알고 있었다 하였고 약물치료는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정밀검사를 시행하였는데 HCV RNA 정량검사에서 <12 IU/mL이었고 간기능 수치는 정상 소견을 보였다. HCV RNA가 검출되지 않아 HCV genotype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복부초음파검사에서는 정상 간 소견을 보였다.

[예시 3] 56세 여자 환자는 이번 검진에서 HCV 항체가 양성으로 나왔고 3년 전 검진에서도 HCV 항체가 양성이었다 하며 이후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 치료는 하지 않고 있었다. 추가 검사상 HCV RNA 정량검사에서 3.02E + 06 IU/mL, HCV genotype 2, AST/ALT 25/30 IU/L, 복부초음파검사상 정상 간 소견을 보였다. 당뇨병약으로 메트포민과 고지혈증약인 아토르바스타틴을 복용 중이었다.

위의 3가지 유형의 사람 중 요양급여의 삭감 없이 바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정답은 세번째 환자이다. 첫번째 환자는 간 수치도 높고 바이러스 양도 많이 검출되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바로 해도 될 것 같지만 문제는 항바이러스 치료가 만성 C형간염환자에게서만 보험 적용이 된다는 것이다. 급성 C형간염은 당연히 간 수치가 이보다 훨씬 높게 나오므로 이 환자가 당연히 만성 간염이지, 급성 간염 환자냐고 하겠지만, 만성 C형간염의 정의상 6개월 이상 HCV 항체가 양성으로 나오고 C형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분이 6개월 이전에 다른 병원의 검사나 검진에서 HCV 항체가 양성인 소견이 있으면 당연히 항바이러스 치료 대상이 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HCV 항체가 양성으로 나온 것이라면 6개월을 기다린 후 C형간염 검사를 다시 해서 여전히 HCV 항체 양성이고 HCV RNA가 검출이 되면 급여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6개월을 기다리지 않고 그냥 항바이러스 치료를 해도 보험삭감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지만 간기능이 나쁘지 않고 간섬유화나 간경변증 소견이 없다면 만성 C형간염 정의에 충족되는지 확인 후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삭감을 방지하는 면에서 안전하다. 1차 의료기관에서 만성 C형간염 치료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약가가 상당히 고가여서 ‘만에 하나 삭감이 되었을 경우 큰 금전적 손실을 보는 것’ 때문이라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 한 번 더 요양급여 대상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 사람의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보게 되는데 HCV 항체가 양성이고, HCV RNA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경우는 대부분 다음과 같은 3가지 중 하나이다.
첫째는 HCV 항체가 가짜 양성인 경우이다. 약 15% 정도에서 관찰된다. 즉 C형간염이 아닌데 항체가 양성인 경우이다. 반대로 HCV 항체는 음성인데 HCV RNA가 오랜 기간 검출되는 사람도 드물지만 있는데 면역저하자의 경우에서 감염은 되었으나 항체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부분 발생한다. 이 경우도 만성 C형간염 환자로서 약물치료의 대상이 된다. 또 C형간염 환자로부터 바늘에 찔려 급성 감염이 오면 항체 생성은 약 2달 뒤에 형성이 되지만 HCV RNA는 감염 초기 약 2주부터 양성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도 HCV 항체 없이 HCV RNA만 양성으로 나타난다.
두번째는 급성 C형간염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된 경우이다. HCV 항체는 방어 항체가 아니라 인식 항체로서 이전에 C형간염에 걸렸음을 내 몸에서 평생 인식하고 있는 경우이다. 급성 C형간염에서 완전 회복되는 경우도 반 수 이상에서 있으므로 이 경우는 치료 대상이 되지 않고 환자 분에게는 이전 급성 C형간염에 걸렸다가 잘 회복되었다고 안심시키면 된다.
세번째는 PCR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미량의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경우로 매우 드물기는 하나 치료는 필요가 없고 주기적인 경과관찰로 충분하다.
위에 예를 든 사람 중 세번째 분은 만성 C형간염 환자 치료기준에 모두 부합되므로 바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한다. 간 수치가 높지 않으므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해도 될까 의문도 생기겠지만 C형은 B형과 달리 간 수치가 정상 상한의 얼마 이상이 되어야 치료를 시작하는 지에 대한 기준은 없다. 그 이유는 만성 C형간염에서는 간 수치가 정상이어도 조직검사를 해 보면 섬유화로 진행된 사람이 많았다는 이유로 간 수치에 관계없이 6개월간 HCV가 검출되면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한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기에 앞서 HCV genotype 검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국인은 거의 대부분 유전자형 1b (52.4%) 또는 2형(46.4%)이고, 요즘 나오는 약이 모든 유전자형에 다 잘 효과적이므로 굳이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겠지만, 항바이러스 치료 전 환자가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 유전자형을 밝히고 치료를 하는 것이 혹시 모를 만일에 대비해서 안전하다. HCV 유전자형은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 중의 하나이고 또 경우에 따라서 치료기간과 약물 결정을 위해 중요하므로 만에 하나 치료가 실패되었을 경우 치료 전 유전자형을 알고 있는 것이 차후 다른 치료를 준비하는 면에서 안전하다.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irect acting antiviral agent, DAA)를 이용한 약물치료는 이전에는 유전자형에 따라 다른 약물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 나온 약들은 1-6형까지 모든 유전자형에 대해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1차 진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약물 2가지는 마비렛(glecaprevir, pibrentasvir)과 엡클루사(sofosbuvir, velpatasvir)이다. 마비렛은 2달 사용하며 3알을 하루 한 번 복용하는 반면, 엡클루사는 한 알 하루 한 번 복용하고 3달을 사용한다. 2가지 약 모두 모든 유전자형에서 매우 높은 지속 바이러스 반응(sustained virological response, SVR)을 보인다. 마비렛은 만성 C형간염 및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8주간 치료하고, 8주 치료비용은 급여가 되면 환자 부담금이 약 300만원 정도이다. 이전 항바이러스 치료경험이 있고 대상성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는 12주로 치료기간이 늘어난다. 마비렛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다. 엡클루사는 하루 한 알 한 번 복용하고 간경변증이 없거나 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12주,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리바비린과 병합하여 12주 치료를 한다. 이 약물도 유전자형에 관계없이 거의 100%에 가까운 뛰어난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3달 치료를 하면 환자 부담금은 마비렛보다는 다소 싼데 300만원 조금 못 미친다. 보세비(sofosbuvir, velatasvir, voxilaprevir)는 이전 DAA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서 12주 치료를 한다. NS5A/NA5B 억제제 치료 경험이 있고 이전 치료에 실패한 유전자형 1형 HCV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허가 임상연구에서 33명의 환자 중 100%에서 SVR12를 획득하였음을 보고하였다. 3달 치료 약가는 환자 부담금이 약 300만 정도이다.
이들 DAA는 같이 사용하기 힘든 약들이 있는데 리팜핀, 아토르바스타틴, 심바스타틴, 페니토인 등의 약물과 상호작용으로 같이 복용해서는 안 되므로 드시고 있는 다른 약들을 잘 파악한다. 먼저 마비렛과 사용 시 1차 진료에서 많이 사용하는 HMG-CoA 환원효소 억제제, 즉 스타틴 중 atorvastatin, lovastatin, simvastatin은 병용투여 금기이고 fluvastatin, pitavastatin, pravastatin, rosuvastatin은 병합투여 시 약제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용량 조절이나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엡클루사의 경우 항경련제(carbamazepine, oxcarbazepine, phenobarbital, phenytoin), 항결핵제(rifampin, rifapentin, rifabutin), HIV 항바이러스제(efavirenz) 등은 투여 금기이다. 제산제, H2 수용체 길항제, 프로톤펌프억제제를 병합투여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Atorvastatin, rosuvastatin과 병합투여할 경우 약물의 혈중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어서 용량 조절이나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Amiodarone을 병합투여할 경우 심각한 서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금기이고, digoxin을 투여할 경우 digoxin의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마비렛과 엡클루사와 병용 시 주의해야 할 약물을 일일이 알고 있기는 힘드므로 항바이러스제 사용 전 어떤 약물이 병용 금기이고 주의해야 할 약물인지 대한간학회 만성 C형간염의 치료 가이드라인(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만성 C형간염의 치료)을 참고하기 바란다. 1차 진료에서 많이 사용하는 스타틴의 경우 두 DAA 모두 아토르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은 금기 약물이고 로수바스타틴도 다소 불안하므로 가능한 피타바스타틴이나 프라바스타틴으로 교체하고 근육손상 등 만일의 부작용에 대한 주의깊은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비렛과 엡클루사의 치료 관련 중대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두통, 피로, 복통, 설사, 불면, 간 수치의 상승, 가려움증, 복부 불쾌감 등의 이상반응이 있을 수 있다. 마비렛과 엡클루사에 대한 비교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약물치료를 시작한 후 한 달 째에 간기능과 HCV RNA 검사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환자에서 간 수치의 정상화 또는 호전을 보이고 바이러스 양은 검출되지 않거나 매우 큰 폭으로 감소한다. 8주 치료 종료 후 간기능 검사와 바이러스 양 검사를 하고, 치료 종료 3개월 및 6개월 째에 같은 혈액검사를 하여 SVR 여부를 평가한다. SVR이 확인된 후에는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 HCV RNA 검사를 하여 재발 여부를 평가한다. 항바이러스 치료 후 SVR을 획득한 환자에서 바이러스 재발은 1% 미만으로 매우 낮다고 알려져 있다. 새로운 유전자형 또는 동일 유전자형의 HCV 재감염도 주사약물남용이나 의료환경에서 혈액 노출 등 고위험 환경에서는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감염이 되지 않도록 예방이 중요하다. 치료 후 SVR을 획득하면 환자들은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병원을 더 이상 오지 않으려 하는 분들이 간혹 계신데 재발이 드물지만 올 수 있다는 점과 간세포암의 발생비율은 SVR을 획득한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매우 낮지만, 드물게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정기적인 초음파검사와 혈액검사로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간암 검진으로 6개월에 한 번 초음파와 알파태아단백(AFP)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1년에 1회 또는 2회 HCV RNA 정량검사로 SVR을 유지하는지 확인한다.

요약하면 올해부터 국가검진에서 56세가 되는 사람은 HCV 항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항체가 양성으로 나오면 HCV RNA 확진검사를 시행한다. 6개월 이상 HCV 항체와 HCV RNA가 양성이면 간 수치에 관계없이 최신의 항바이러스제(DAA)를 사용하여 치료하면 거의 대부분 치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전 항바이러스 약물치료 여부, 유전자형의 종류, 대상성 및 비대상성 간경변증 여부에 따라 다양한 약물치료 옵션이 있을 수 있다. 1차 의료기관에서 대부분 만나게 될 이전 항바이러스 치료경험이 없는 만성 C형간염 환자를 위한 최신의 대표적인 2가지 약물치료를 비교해 보았다. 1차 의료기관에서 만성 C형간염 치료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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